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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쁨/독서

이기주 작가의 말의 품격을 읽어 보았습니다.

한동안 재테크에 관심이 있어 경제서적만 읽었다. 요즘은 블로그를 하다 보니 말, 언어, 사람의 감정 등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나중에 읽어 보려고 핸드폰에 캡처 해 둔 책들이 생각났다. 이기주 작가님의  말의 품격이 있었다. 그는 [언어의 온도]로 유명하신 분이다. 그가 말하는 말의 품격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첫 페이지를 넘겼다. 

 

인기도서라 많이 낡았다.

 

1. 이청득심 : 들어야 마음을 얻는다. 

너무나도 잘 아는 말이다. 잘 듣고 공감 잘하는 대표적인 리더의 예가 나온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이순신 장군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 개혁법 통과를 촉구하던 연설을 하던 때였다. 한 청년이 연설 도중 반대 구호를 외치며 끼어들었다. 경호원들은 이를 저지하려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의견도 존중하는 태도가 오바마 리더십의 원천으로 알려져 있다. 이순신 장군에게는 '운주당'이라는 개인 집무실 겸 독서 공간이 있었다. 그는 이곳의 문턱을 낮추어 병사부터 민간인들까지 출입을 허용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귀담아들은 덕분에 훌륭한 전술을 계획할 수 있었다.

 

잘 들어주기는 비단 훌륭한 리더들에게만 필요한 자질이 아니다. 잘 들어주면 작은 공동체인 가정에서부터 변화가 온다. 한 때 나는 매일 밥하고, 청소하고, 아이 숙제 봐주는 주부로서의 내 삶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아프고 우울하면 우리 가족 모두가 기분이 가라앉았다. 내가 활기차고 에너지가 있으면 밖에서 들어온 남편과 아이 모두 웃었다.  나는 가족의 정신적 안식처였던 것이다. 내가 남편과 아이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줄 때, 그들도 진심으로 내 힘듬을 이해해 주었다. 일단, 내가 잘 들어주면 말하는 사람의 눈빛부터가 다르다. 우리 서로 통하고 이해한다는 느낌이 든다. 

 

2. 과언무환 :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 

"침묵이라는 ' 비언어적 대화'의 힘은 세다. 침묵은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함축하고 있으며, 종종 사람들에게 백 마디 말보다 더 무겁고 깊게 받아들여진다" p.84

때로는 열마디 말보다 침묵이 소중 할 때가 있다. 나는 특히 누군가를 위로할 때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섣부른 조언도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단, 힘들어하는 상대를 걱정하는 내 마음은 진심이니, 굳이 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전달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너의 생각은 어때'라고 상대가 물어볼 때, 말을 꺼낸다. 

 

" 칼에 베인 상처는 바로 아물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평생 아물지 않는다" p. 106

남의 말에 상처 잘 받는 내가 공감하는 대목이었다. 말로 생긴 상처는 가슴 깊숙이 어딘가에 숨어 있더라. 평소에는 다 나은 것처럼 보이지만, 비슷한 상처를 받게 되면 비엔나소시지처럼 과거의 상처까지 줄줄이 달고 다시 나타난다. 그래서 소설《실낙원》의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는 '둔감력' 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어떤 일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적절히 둔감하게 대처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둔감력은 무신경이 아닌 회복 탄력성이다. 나를 위한답시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몇몇 이들에게는 이런 둔감력을 써보면 어떨까?  

 

따뜻한 말이 곧 품격있는 말

 

3. 언위심성 : 말은 마음의 소리다. 

"격과 수준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의 구조를 보면 흥미롭다. 입 구口 세 개가 모여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뜻이다. 사람의 체취, 사람이 지닌 고유한 인향은 분명 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p.137~138 

아무리 말을 잘해도 믿음이 안 가는 사람이 있다. 수려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해 보면 영 아니다 싶은 사람이 있다. 결국 내 말에 힘을 얻으려면 내 인격부터 갖춰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 사람의 인격과 말의 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그저 철없으니까, 아직 뭘 몰라서라고 치부될 수 있었지만 말이다.

 

엄마이다 보니 아무래도 아이에게 훈육을 하게 된다.  요즘은 아이가 커서 무조건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내가 바른 행동을 하면서 훈육을 해야 먹히지, 그렇지 않으면 내 말은 아무 힘이 없다. 말 그대로 잔소리일 뿐이게 된다. 결론은 나부터 처신을 똑바로 해야지. 

 

4. 대언대담 : 큰 말은 힘이 있다. 

"누군가를 손가락질 하는 순간 상대를 가리키는 손가락은 검지뿐이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손가락은 '나'를 향한다. 세 손가락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검지를 들어야 한다. 타인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내가 떳떳한지 족히 세 번은 따져봐야 한다" p.197

내 결점보다 남의 결점이 눈에 잘 띈다. 상대방이 이렇다 저렇다 욕하지만, 결국 나에게도 그런 면이 있다. 나의 생각만 옳다고 타인에게 강요하고 지적하면 '꼰대'가 되는 세상이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내가 인생선배라서 다 안다'는 착각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이것은 자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지적하는 말 대신, 용기와 사랑을 심어주는 말을 하면 어떨까? 내 마음에도 긍정의 에너지가 꽃 필 수 있도록 말이다. 

 

★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하세요.